한 달동안 전세계 산업과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현대자동차 그룹과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공동개발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다만 협상 재개에 대한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양사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8일 전자공시를 통해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며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 국내 한 매체에서 현대차 그룹과 애플의 협력에 대한 보도가 나온 이후, 현대차 그룹에서 애플카를 생산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한 달 가량 지속됐다.
지난 한 달간 국내외 산업계와 언론에서는 현대차 그룹이 애플카 생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속됐다. 국내에서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력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 해외에서는 한 발 더 나간 뉴스가 보도됐다. 지난달 19일 기아가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애플카를 생산할 것이라는 소식이 국내에서 나왔고, 이달 초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양사가 협상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최근 투자자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애플카는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하고, 현대모비스가 부품 설계를 담당하고,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완성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달 5일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기아 조지아 공장 생산시설 확충에 애플이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 투자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현대차 그룹과 애플의 협력은 기정사실처럼 굳어졌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서 애플이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현대차·기아와의 논의를 최근 중단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비밀주의’ 원칙을 중시하는 애플이 해당 논의가 외부로 새어나간 것을 두고 현대차 그룹에 경고를 보냈다는 것이다. 결국 현대차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공식적으로 협상 중단을 밝히면서 양사의 협력에 대한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현대차 그룹의 공식 부인은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전기차 생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주가가 급등했던 기아 주가는이날 14.98% 급락했다.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6.21% 떨어진 23만 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모비스는 8.65%, 현대위아는 11.90%, 현대글로비스는 9.50% 각각 급락했다. 이들 5개 기업의 시총은 하루 동안 13조 50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 그룹과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공동 개발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미 수개월째 협상을 진행해왔고, 다른 경쟁 후보보다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이 앞서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차 업체들의 경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가진 회사가 없다. 유럽 업체들도 폭스바겐그룹을 제외하면 전용 전기차 생산 경험이 없다. 게다가 생산단가가 높아 애플의 요구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 중국 업체들은 애플의 생산품질 검사를 통과하기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과 애플의 협력은 잠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율주행 전기차 자체 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술 등에서 다양한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 2014년 타이탄이란 프로젝트 하에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를 추진해왔다. 2017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교통당국(DMV)로부터 자율주행차 실험을 위한 공용도로 주행을 허가받기도 했다. 2019년 관련 엔지니어 190여명을 해고하면서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었지만, 최근에는 2024년까지 자체 '모노셀' 배터리, 반도체, 라이다(센서)를 장착한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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