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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중고차 시장 진출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제55기 정기주주총회(주총)에서 정관의 사업목적에 부동산 개발업과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치게 됐다. 앞서 기아도 사업목적에 같은 내용을 추가한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경기 용인시에 자동차 매매업 등록을 마쳤다. 기아도 같은달 전라북도 정읍에 등록을 진행했다. 자동차 매매업에 나서려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을 해야하는데, 660㎡ 규모의 전시시설을 갖춰야 등록 기준을 충족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인증 중고차 사업으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제공하고, 잔존가체 제고를 통해 고객의 실부담액을 경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고차 판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 대기업의 시장 참여가 제한돼 왔다. 이로 인해 SK그룹은 중고차 거래 플랫폼 SK엔카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로 매각 했다. 하지만 2019년 중고차 시장에 변화가 일어다. 

그해 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기한이 지나면서 중고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은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신청했지만, 동반성장위원회에서 거절당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사실상 가능해졌던 셈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2020년 관련 사업 조직을 구성하며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언했다. 또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수십 년간 축적한 자동차 판매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공개, 허위매물이나 고무줄 가격 등 기존 중고차 업계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고차 사업 진출을 위한 협력도 도모했다.

하지만 기존 중고차 매매 업계에선 반발이 거셌다. 중기부는 수차례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심의회)를 열고 양 측의 의견을 취합했다. 그 결과 2023년 5월부터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판매업 사업을 제한적으로 개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올 하반기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심의회 권고안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판매는 제한적을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5년·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중고차를 매입, 200여 항목을 점검한 후 판매한다. 또 올해 각각 5000대 이내의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다. 또 중고차 판매대수는 2024년 4월까지 현대차 2.9%, 기아 2.1%로, 2025년 4월까지 현대차 4.1%, 기아 2.9%로 2년 간 제한된다.

이와 함께 현대차·기아는 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기존 중고차 매입을 요청할 때에만 매입하도록 했다. 끝으로 현대차·기아가 매입한 중고차 중 인증중고차로 판매하지 않는 중고차는 경매의뢰하고, 이 때 경매 참여자를 중소기업들로 제한하거나 중고차 경매사업자에게 경매의뢰하는 대수가 전체 경매의뢰 대수의 50%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현대차는 소비자-판매자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도 마련한다. 포털에선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정보, 적정가격 산정, 허위·미끼 매물 확인(스크리닝) 등을 제공한다. 또 기존업계와 상생협력을 위해 인증중고차 대상 이외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 중고차산업 종사자 교육 지원, 중기부 권고에 맞춰 2025년까지 4.1%로 시장점유율 자체 제한을 약속했다.

기아는 수도권에 중고차 성능·상태 진단, 상품화, 품질인증, 전시·시승 등의 고객체험을 담당하는 인증중고차 전용시설 리컨디셔닝센터(가칭)를 구축 중이다. 리컨디셔닝센터는 수도권 1개소를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기아는 최장 한 달 동안 차량을 체험해 본 후 구매여부를 결정하는 선(先)구독 후(後)구매 결합프로그램을 내놓고 현재 운영중인 구독 서비스 기아 플렉스에 중고차도 추가한다.